정치세상

국민의힘의 계엄 사과… 문제는 ‘계엄’이 아니라 ‘성역화’다

ForFreedom 2025. 12. 5. 20:56

계엄 논란, 왜 사과가 먼저였을까 — 그리고 왜 나는 이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국민의힘이 ‘계엄’ 관련 발언에 대해 서둘러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정치권 전체가 즉각적으로 반응했고, 언론도 이를 확대 재생산하며
“계엄 = 금기어”, “계엄 언급 자체가 민주주의 부정”이라는 식의 프레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번 사과가 정치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국가 운영 측면에서도
옳지 않았다고 본다.
계엄이라는 단어에 대한 공포 반응 자체가 비이성적이며,
사과는 오히려 안전한 국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상적인 논의의 문을 닫아버린다.


1. 계엄은 ‘독재의 도구’가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국가 비상 시스템이다

한국 헌법 제77조는 분명히 말한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 사태에는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즉 계엄은
정권이 마음대로 휘두르는 ‘공포의 권한’이 아니라,
헌법적으로 설계된 국가 안전 보장 장치다.
미국, 프랑스,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에도
계엄·비상법·국가비상권이 존재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계엄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즉각 “군부독재”, “민주주의 말살”이라는 감정적 코드가 붙는다.
이 감정적 프레임 속에서 국민의힘의 사과는
헌법적 권한조차 설명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가두는 행동이었다.


2. 사과를 하는 순간, ‘정상적 논의’는 모두 금지된다

정치는 때로 금기어를 건드려야 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은
언제나 냉정한 시뮬레이션과 토론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

  • 전쟁
  • 대규모 사이버 공격
  • 국가 기반시설 마비
  • 폭동, 테러
  • 외부 세력의 정치 개입 가능성

이런 상황에 대비하려면 비상 체계 전반을 논의해야 한다.
그 체계 속에는 당연히 계엄도 포함된다.
그런데 “계엄 얘기만 해도 사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국가비상관리 전략 자체가 금기 영역이 된다.
그리고 금기 영역이 되는 순간, 국가는 위험해진다.


3. 사과는 오히려 ‘정치적 약점’을 스스로 만든 셈이다

야당은 앞으로 어떤 위기 상황이 오든
“계엄 운운하면 또 사과해야지?”라는 식으로
정치적 프레임을 쉽게 걸 수 있게 되었다.
즉 국민의힘은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운 것이다.

  • 안보 이슈에서 말을 아끼게 되고
  • 국가비상관리 논의를 확장하기 어려워지고
  • 민주당은 이를 정치적 공격 포인트로 재활용할 것이며
  • 결국 “안보·질서·국가체계” 논의를 여당이 주도하지 못하게 된다

전략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스텝이었다.


4. ‘계엄 = 민주주의 적’이라는 이분법이야말로 비민주적이다

민주주의는 토론이 가능한 체제다.
특히 국가 안전 전략은 언제든 검토·수정·토론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계엄을 언급하는 순간
그 사람의 정치적 의도가 악마화된다.
이게 더 위험한 일이다.
민주주의는 내용을 금지하는 체제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토론을 금지하는 순간 무너지는 체제다.
계엄 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게 아니다.
계엄 논의를 “금지어”로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다.


5. 나는 왜 이번 사과가 잘못되었다고 보나

✔ 첫째, 헌법적 권한을 스스로 부정했기 때문이다.

국가 비상 체계는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가의 자산이다.

✔ 둘째, 국가 안보와 치안 관리에 대한 정상적 논의를 봉쇄한다.

우리는 더 복잡하고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으며
비상 상황을 상상하고 대비하는 것은 필수다.

✔ 셋째, 정치적 약점을 스스로 만들어 지속적 공격의 빌미가 된다.

사과는 정치적 책임을 완전히 인정하는 행위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책임이 아니라 설명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 넷째, 대한민국이 성숙한 민주국가라면 ‘논의 금기’를 만들 이유가 없다.

성숙한 민주국가는
금기보다 절차를 강하게 만든다.


■ 결론 — 사과가 아니라 설명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국민의힘이 해야 했던 것은 사과가 아니라,
계엄은 헌법적 권한이며 국가비상대응체계의 일부라는 점을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오히려 더 당당하고,
더 민주적이고,
더 국가적이며,
더 책임 있는 자세였다.
우리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전쟁, 사이버 공격, 북한 리스크, 내부 혼란 가능성까지.
이런 시대에
“계엄은 말도 꺼내지 마라”
“계엄을 언급하면 사과해라”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안전을 약화시키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과가 아니라,
국가 비상 체계에 대한 성숙한 토론과 전략적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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